"우리 회사는 DB형"이라는 말을 듣고도 무엇이 다른지 막막했다면, 표 하나로 먼저 보는 편이 빠릅니다. 한 줄로 줄이면 DB형은 받을 돈이, DC형은 회사가 넣을 돈이 정해진 제도입니다.
2026년 10월 2일 기준 ·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2026. 7. 1. 시행)·같은 법 시행령(2026. 3. 24. 시행) 원문 적용
DB형과 DC형, 한 표로 비교
| 구분 | DB형(확정급여형) | DC형(확정기여형) |
|---|---|---|
| 정해진 것 | 받을 돈 | 회사가 넣을 돈 |
| 퇴직급여 산정 | 퇴직 직전 평균임금 30일분 × 근속연수 이상(제15조) | 매년 연간 임금총액 1/12 이상 납입분 + 운용 손익(제20조) |
| 적립금 운용 | 회사가 운용, 손익도 회사 | 가입자가 운용방법 선택, 손익도 가입자(제21조) |
| 추가 납입 | - | 본인이 추가 부담금 납입 가능(제20조 제2항) |
| 중도인출 | 불가(담보 대출만 가능) | 법정 사유가 있으면 가능(제22조), 담보 대출도 가능 |
| 퇴직 시 받는 곳 | 55세 전 퇴직이면 원칙적으로 본인 IRP 계좌(제17조 제4항, 제19조 제2항) | |
| 평균임금 계산 | 필요 | 필요 없음(적립금 잔액이 곧 급여) |
표의 결론은 이렇습니다. 위험을 누가 지느냐가 다릅니다. DB형은 운용이 잘못돼도 회사가 약속한 금액을 채워야 하고, DC형은 회사가 돈을 넣는 순간 그 뒤의 손익이 가입자에게 넘어옵니다. 법 제2조도 DB형을 "받을 급여 수준이 미리 정해진 제도", DC형을 "회사가 낼 부담금 수준이 미리 정해진 제도"로 나눕니다.
10년 근무로 따져 본 금액 차이
첫해 연봉 3,600만 원이 매년 3%씩 오르는 10년 근무를 단순하게 계산해 봤습니다. DB형은 약 3,914만 원이고, DC형은 운용수익률 0%면 3,439만 원, 연 2%면 3,748만 원, 연 4%면 4,090만 원입니다.
표를 만들다 수익률 칸에 3%를 넣어 봤더니, DC형 금액이 DB형과 원 단위까지 똑같은 39,143,196원으로 나왔습니다. 처음엔 계산이 틀린 줄 알았습니다. 따져 보니 이 가정에서는 매년 넣은 돈이 임금상승률과 같은 속도로 불어나, 결국 마지막 해 월급 기준 금액과 맞아떨어지는 구조였습니다. 그러니 운용수익률이 임금상승률보다 높으면 대체로 DC형이, 낮으면 DB형이 많아진다고 보면 됩니다. 다만 실제로는 상여금, 수수료, 납입 시기가 끼어들어 이렇게 깔끔하게 갈리지는 않습니다.

| 임금상승률(연) | DB형 | DC형 수익률 0% | DC형 2% | DC형 4% |
|---|---|---|---|---|
| 0% | 3,000만 원 | 3,000만 원 | 3,285만 원 | 3,602만 원 |
| 3% | 3,914만 원 | 3,439만 원 | 3,748만 원 | 4,090만 원 |
| 5% | 4,654만 원 | 3,773만 원 | 4,099만 원 | 4,460만 원 |
DB형은 결국 퇴직금과 같은 공식이라 마지막 몇 년 임금이 많이 오를수록 유리합니다. 그 평균임금을 어떻게 구하는지는 퇴직금 평균임금 계산 예시에서 사례별로 볼 수 있습니다.
DC형이 늘 유리하지는 않은 이유
수익률만 보면 DC형이 좋아 보이지만 반대쪽 사정도 있습니다. 임금이 빠르게 오르는 회사라면 위 표 5% 줄처럼 DC형이 4%로 굴려도 DB형을 따라잡지 못합니다. 손실이 나도 회사가 메워 주지 않는다는 점도 DC형 쪽의 부담입니다.
DB형도 손 놓고 안심할 제도는 아닙니다. 회사는 매 사업연도 말 일정 비율 이상을 적립해 둘 의무가 있지만(제16조), 받는 금액이 퇴직 직전 임금에 묶여 있어 임금 정체나 감소의 영향을 그대로 받습니다.
DC형 운용방법은 퇴직연금사업자가 위험과 수익 구조가 다른 것을 3가지 이상 제시하고, 가입자는 반기마다 1회 이상 바꿀 수 있습니다(제21조). 직접 고르지 않으면 미리 정해 둔 사전지정운용방법(디폴트옵션)으로 굴러갑니다(제21조의3). 어떤 방법이 맞는지는 사람마다 달라 이 글에서는 특정 상품을 권하지 않습니다.
중도인출은 DC형만 가능할까?
그렇습니다. DB형은 중도인출 규정이 없고, 주택 구입 같은 사유가 있을 때 적립금의 50%까지 급여 받을 권리를 담보로 대출받는 길만 있습니다(제7조, 시행령 제2조). 이 담보 대출은 DC형에서도 쓸 수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DC형은 시행령 제14조의 사유가 있으면 적립금을 직접 꺼낼 수 있습니다.
- 무주택자가 본인 명의로 집을 사는 경우
- 무주택자가 거주용 전세금이나 보증금을 내는 경우(한 직장에서 1회)
- 본인이나 배우자, 부양가족이 6개월 이상 요양해 의료비가 연간 임금총액의 12.5%를 넘는 경우
- 신청일 전 5년 안에 파산선고나 개인회생절차 개시 결정을 받은 경우
- 고용노동부 장관이 고시한 재난으로 피해를 입은 경우 등
퇴사하면 두 제도 모두 IRP로
DB형은 퇴사일부터 14일 안에 적립금에서 급여가 나가고, 모자라면 회사가 차액을 채웁니다(제17조). DC형은 회사가 밀린 부담금이 있으면 14일 안에 넣어야 하고, 가입자는 운용 중인 상품을 팔지 않고 그대로 IRP로 옮겨 달라고 요청할 수도 있습니다(제20조 제5항~제7항). 본인이 IRP 계좌를 지정하지 않으면 두 경우 모두 본인 명의 IRP가 자동으로 만들어집니다.
55세 이후 퇴직이나 고시 금액(300만 원) 이하 같은 예외에 해당하면 일반 계좌로 받을 수 있습니다. IRP를 해지할 때 붙는 세금은 IRP 이전·해지 시 세금에서, 세금이 매겨지는 구조는 퇴직소득세 계산 구조에서 다룹니다.
우리 회사 제도 확인하는 법
- 취업규칙이나 퇴직연금규약을 보거나 인사·급여 담당자에게 DB형, DC형, 혼합형 중 무엇인지 묻기
- 퇴직연금사업자(은행, 증권사, 보험사)의 가입자 화면에서 제도 유형과 적립금 확인
-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서 가입된 퇴직연금 한 번에 조회
- DC형이면 회사 납입이 매년 1회 이상 들어왔는지 확인
한 회사가 DB와 DC를 함께 두는 혼합형도 있습니다. 설정 비율의 합이 1 이상이어야 하고(제6조), 제도를 다른 종류로 바꾸려면 근로자 과반수나 과반수 노조의 동의가 필요합니다(제4조 제3항).
자주 묻는 질문
Q. DB형이면 퇴직금 계산기 결과를 그대로 믿어도 되나요?
법정 최소 수준이 퇴직금과 같아서 대체로 맞습니다. 다만 회사 규약이 법보다 높게 정해 두었다면 더 받을 수 있어요. 계산기는 퇴직금 계산 글에 있습니다.
Q. DC형에 내 돈을 더 넣으면 세액공제가 되나요?
DC형 추가 부담금은 연금계좌 세액공제 대상에 들어갑니다. 연금저축과 IRP를 합쳐 연 900만 원까지가 세액공제 대상이고, 돌려받는 금액은 연금저축·IRP 세액공제 한도에서 계산해 볼 수 있습니다.
결국 둘 중 무엇이 낫다는 정답은 없습니다. 내 제도가 DB형이면 마지막 몇 년의 임금이, DC형이면 지금 적립금이 어떻게 굴러가고 있는지가 퇴직 때 받을 돈을 정합니다.
운영자 한마디
중도인출은 DC형만 되고 DB형은 담보 대출 길만 있다는 게 생각보다 큰 차이로 보였어요. 연금계좌 세액공제 한도(연 900만 원)는 소득세법 조문 원문과 대조해 맞는 걸 확인했습니다.
참고 자료
- 국가법령정보센터 —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 국가법령정보센터 —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시행령(담보·중도인출 사유)
- 고용노동부 — 퇴직연금 DB·DC·IRP 차이 안내
- 고용노동부 — 퇴직급여 제도 안내
- 금융감독원 — 통합연금포털(내 연금 조회)
※ 2026년 10월 2일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같은 법 시행령 원문 기준. 비교 계산은 제도 차이를 보여 주기 위한 단순 가정이며 특정 금융상품을 권하지 않습니다. 실제 급여는 회사 퇴직연금규약과 운용 결과에 따라 달라집니다.
